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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별 독서 기록/2017 독서 기록

우리는 인간다운 죽음을 꿈꾼다

by 버나가넷 2022. 10. 6.

우리는 인간다운 죽음을 꿈꾼다
저자 : 황성젠
출판 : 유노북스
발매 : 2017.10.17

 

최근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도 며칠 전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계속 생각하고 있던 거지만 나는 힘들게 연명치료를 받으면서까지 버티고 싶지 않다. 죽는다면 그냥 편하게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저절로 관심이 갔다.

 

이 책은 대만은 물론 전 세계에서 호스피스 의료의 가치를 전파해 온 황성젠 박사가 직접 겪었던 36가지 감동 스토리가 담겨 있다. 가족의 고통스럽던 마지막 모습에 괴로워하는 남겨진 사람,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겨우 화해한 아들들. 이 책은 다양한 죽음의 순간들에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글으로나 읽었던 심폐소생술, 연명 치료들이 실제로는 환자들에게 굉장한 고통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너무 많은 수액으로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부을 수도 있고, 마지막 심폐소생술은 오히려 환자의 마지막 얼굴을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 책을 읽어갈 수록 인간다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죽음의 순간은 오지만 막상 상상하려고 해도 막연하기만 하다. 이 책의 부제는 '마지막 순간, 놓아 주는 용기'이다. 책을 읽으며 만약 내 가족에게 마지막이 온다면 나는 쉽게 결정 내릴 수 있을까 싶다. 편하게 보내주는 게 좋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 모를 희망이 있을까 망설이게 될 나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나도 그걸 바라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놓아 주는 것도 정말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느낀다.

 

그래서 지금부터 미리미리 죽음에 대비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혼수상태가 된다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족들의 의사로 내 치료가 결정이 될 텐데, 책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힘들어 하고 그 때문에 오해하고 다투기도 하였다. 좀 더 확실히 내 의사를 밝혀두고 준비해두는 편이 나를 위해서도, 혹시 모를 미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죽음에 대해서 한 번 진지하게 가족들과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막상 생각하니 말 꺼내는 것조차 힘들 것 같지만.

 

죽음 앞에 서면 누구나 걸음을 멈추고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사람이 살면서 반드시 해야 할 네 가지 일은 사랑, 감사, 사과, 작별이라는 말이 있다.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 하려면 마음과 시간이 필요한 것들이다.
사랑하고, 감사하고, 사과하고, 작별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자. 서두르지 않으면 너무 늦어 버려 평생의 한이 될 수도 있다.

 -p.75-

 

죽음이란 또 하나의 존재 방식이다. 그 정신과 사랑은 인간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더 심오한 의미에서 보면 죽음이란 살아 있는 사람을 더 잘 살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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